자유게시판

여기에 오니까 어릴적에 조이시티에서 사귀었던 누나가 생각나네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유승
조회 2,774회 작성일 22-03-02 03:30

본문

때는 2000년대 초중반대로 기억합니다. 

어느날 친구와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죠. 

그때는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와 레인보우식스가 굉장히 인기가 많았어요. 

지금은 돌아가신 엄마에게 받은 이천원의 거금으로 PC방에서 친구와 떠들면서 시간가는지 모르고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즐겼습니다. 

게임을 하고 PC방 시간이 다되어 PC방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옆자리에 않은 어느 어른분이 굉장히 현실적인 캐럭터로 게임을 하고 있었죠. 

저는 그 게임의 이름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초등학생이고 어린맘에 쉽사리 말을 전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러곤 다음날에 그 PC방에 또 갔었는데 어제 그 어른분이 않았던 자리에 앉았습니다. 바탕화면에 게임목록을 보던중 노란색 햇빛 모양의 '조이시티' 라는 처음보는 아이콘이 있어서 클릭해봤습니다. 

로딩 화면이 이어지고 어제 그분이 하던 게임의 접속화면이 나와서 너무 설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조이시티를 시작하여 캐럭터를 만들고 약초와 마법의알도 줍고 시민레벨도 올렸습니다. 

날마다 성장해가고 멋있어지는 제 캐릭터에 굉장히 뿌뜻했습니다. 이게 제 조이시티의 시초였습니다. 

당시 기억으로 고레벨 캐틱터가 고목나무 앞에서 화려한 날개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멋져 보였습니다. 

그때 나도 저 아이템을 꼭 껴보겠다는 다짐으로 조이시티를 정말 하루하루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도 어김없이 조이를 하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어느 미단이로 기억하는 작은 여성캐릭터분이 제 옆에와서 약초와 아이템도 떨궈주고 제가 게임에 적응하기 편하게 도와주더군요.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초보였는데 도시를 돌면서 마법의알, 약초, 개구리 하나하나 줍기가 너무 힘들었거든요. 

오늘 그분과 맵을 돌아다니면서 아이템을 줍다가 다음날도 만나서 아이템을 줍고 또 다음날에 만나서 같이 이야기도 하고 아이템도 구하고 시간가는즐 몰랐습니다. 

그 당시에 그분이 어린 저를 잘 챙겨주셨는데 그때 처음 이성에게 애정을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아이템을 줍는 것 보다 그분과 같이 이야기하고 노는게 더 즐거워졌습니다. 
그러다가 정장을 서로 입고 조이시티 교회에서 결혼식도 올렸습니다. 

제가 그때 그분에게 드린 첫 결혼선물은 살색 돼지코였어요 저도 돼지코를 받았었구요. 

그때 조이시티에서 이벤트 돼지코가 나온지 얼마안됐었고 가격이 매우 비쌌었습니다. 재밌게 놀다가 어느날 그분이 자기 친구분을 저한테 데려와서는 소개하더군요, 

학교 실제 친구래요 그때 처음으로 나이를 물어봤는데 저보다 3살 누나였습니다. 그동안 동갑인줄 알았는데 놀랬어요. 

하루하루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겁게 셋이서 이야기하고 떠들며 놀았는데 어느날부터 그 누나가 접속을 하지 않더군요. 

항상 조이시티에 들어가면 제가 그 누나부터 찾게됐었는데 그렇게 재미있게 같이 놀던 누나가 갑자기 조이시티에 없으니 정말 허전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저도 어린 나이였지만 바쁜이유가 있을거야 하는 생각으로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기다렸는데 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누나 친구분을 쇼팽시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누나의 근황을 물어봤습니다. 

누나 요즘 왜 안오는지 아냐고요, 

그러자 그 누나 친구뿐은 말을 얼버무리시더니 저를 계속 피하셨고 제가 채팅과 말로 계속 물어보자 결국 말을 해주셨는데 

믿기 힘들겠지만 그 누나가 죽었다더라구요. 

그 누나 친구뿐도 학교 선생님한테 들었답니다 그때 반에 학생들이 다 울었대요. 

저랑 조이시티 게임상에서 결혼한 그 누나는 집에 아버지가 없으셨고 엄마와 남동생과 누나 이렇게 셋이서 살았었다고 합니다. 

누나가 남동생과 놀고있었는데 남동생이 공을 가지고 놀다가 공이 상가쪽으로 들어갔고 누나가 공를 가져오려고 그 상가에 들어갔는데. 

벽에 잠시 기대서 놓아둔 유리로 된 커다란 쇠문이 쓰러지면서 누나를 덮쳐 목을 크게 다쳤고 그래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어린나이에 저는 너무 황망하고 슬펐습니다. 남자라는 이유로 울지않는다고 씩씩했던 저인데 그날 저녁 밥도 안먹고 방문을 잠그고 소리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비록 게임이고 지금생각하면 낮간지러울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함께 재밌게 같이 조이시티를 했던 누나인데 허무하게 소중한 사람를 잃어서 너무나 허망하고 슬펐습니다. 

그 누나가 어디에 사는 사람인지 또 일면식도 없지만 제법 많은시간을 같이 보냈는데 함께 찍은 스크린샷 하나 없는것도 너무 원망스러웠고 나중에 같이 이때를 회상히면서 추억할 사람이 없다는것도 너무 슬펐습니다. 

저는 요즘도 옛 생각에 조이시티 관련 스크린샷을 보면 돼지코 아이탬이나 돼지 아바타로 변신해 있는 캐릭터 사진만 봐도 그 누나가 생각이 많이 납니다. 

조이시티가 핵 사건이 터지고 서비스 종료하기 전에도 조이시티에 들어갈때면 혹시나 몰라 그 누나 닉네임에 귓속말을 했었습니다. 

이젠 세상에 없는 사람이고 없는 닉네임인걸 알면서도 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요. 

그 이후에도 간간히 조이시티에 접속해서 그 누나에게 귓속말을 보냈습니다. 언제 혹시라도 그 누나가 채팅으로 '잘 있었어?' 라는 말을 먼저 걸어올지도 모르니까요. 

그럴일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계속 들어갔었습니다.. 옆동네인 해피시티도 간혹 갔었던거 같아요 어린 마음에 누나가 보고싶어서.

근 20년이 다되어가는 어릴적에 있었던 일인데도 이상하게 안잊혀지더라구요. 

지금은 혼자의 게임 추억으로만 제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마 조이시티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한 그 누나를 살아가며 평생 못 잊을것 같고 그때 그 누나가 제게줬던 따스함은 아직도 기억이 많이 납니다. 

저도 언젠간 하늘나라에 간다면 그때의 그 조이시티를 하던 때로 돌아가 그 누나를 만난다면 

그때 정말 나 잘챙겨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내가 누나 많이보고싶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오늘따라 그 누나가 참 많이 보고싶습니다.

댓글목록

머쉬베놈님의 댓글

머쉬베놈 작성일

저도 그런사람있어서 항상 비슷한이름보이면 물어봐요 무슨마음인지 공감되네요

왜마님은돌쇠에게만흰쌀밥을주는가님의 댓글의 댓글

왜마님은돌쇠에게만흰쌀밥을주는… 작성일

z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구라핑 개쩌네 진짜;

커피속에모카치노님의 댓글

커피속에모카치노 작성일

ㅠㅠ 슬프네요...

Total 12,789건 5 페이지
  • RSS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721 정보   Uo64a803 1957 09-29
12720 가입인사   c1L49583 1990 09-25
12719 잡담   미단이다 1397 09-23
12718 잡담   리틀찬이 1348 09-23
12717 잡담   향수병 1259 09-20
12716 잡담   향수병 1320 09-19
12715 정보   리틀찬이 5674 09-16
12714 잡담   이나람 5113 09-15
12713 정보   리틀찬이 4817 09-13
12712 정보   제거 4924 09-14
12711 잡담   leaveoiop 4085 09-13
12710 가입인사   리뮈 4907 09-11
12709 잡담
추석 댓글1
  정말ㅋㅋㅋ 3669 09-10
12708 정보   히즈님 2688 09-01
12707
이제는 댓글6
  지갈 3500 08-14
12706 잡담   leaveoiop 3088 08-31
12705 잡담
출첵~ 댓글1
  이나람 2984 08-21

검색